실제 사춘기자녀와 관계가 안좋았던 엄마의 사례와 함께 이임숙 선생님이 들려주는 사춘기 아이들과의 대화방법을 알아본다.
사춘기에는 부모역할이 변해야 한다
‘아홉살인데 사춘기가 시작된 것 같아요’ ‘우리아이는 (몇)살인데 사춘기 온 것 같아요’ 이처럼 요즘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춘기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보통 사춘기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6학년 정도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신의 자녀가 사춘기가 시작되었다면 지금까지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해왔던 대화법이나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부모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
사춘기 자녀와 대화 방법 : 미세한 언어의 차이
지금까지 해 왔던 방법들이 아홉살이나 열살정도까지 어느정도는 통했을 수 있으나 10대가 되어 청소년이 되어가는 우리 자녀들은 청소년들만의 독특한 심리적 현상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모의 언어를 써야 한다.
미세한 언어의 차이를 인지해야 한다
‘밥먹어. 밥먹자. 밥 다 해놨다.’ 보통 부모님들은 이 세문장을 생각하면 ‘그 말이 그 말 아닌가?’ 라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다르게 느낀다. 어떻게 다른지 알려드리겠다.

1. 밥 먹어!!
‘밥먹어!’ 이것은 명령어 또는 지시어에 속한다. 어릴 때는 ‘밥먹어라!’ 라고 말하면 ‘밥 먹을 때가 되었구나’ 했지만,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는 다르게 느낀다.
우선 사춘기 아이들은 명령어나 지시어를 들으면 짜증이 난다. ‘아~ 또 시작이야’ 혹은 ‘안먹는다고!!’하면서 소리를 빽 지를 수 있다.
아이가 이렇게 짜증을 확 내면 ‘어디! 건방지게 어른한테 짜증을 내?’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의 반응은 달라져야 한다. ‘아! 이런 말은 더이상은 쓰면 안되겠구나’하고 멈출 줄 알아야 한다.
명령어는 아무리 친절하게 말해도 명령어이다. ‘나는 아이에게 친절하게 말하는데도 짜증을 내는데요?’라고 하는 부모님의 말을 들어보면, 친절로 포장했지만 말 속에 명령어나 지시어가 들어가 있다. 그건 오히려 더 좋지 않다. 이중메세지가 되기 때문이다.
정서적으로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고 친절하게 들리지만, 그 속의 내용은 ‘넌 이거 해야 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아이를 꼼짝 못하게 한다. 그러다보면 아이는 마음을 편안하게 표현도 못한다.
밥먹어!라는 말은 명령어이기 때문에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는 반감이 생기는 단어라는 것을 기억하길!

2. 밥 먹자!
이 말은 ‘함께’ 하자는 의미이다. 그런데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부모와 뭔가를 한다는 것에 있어서 반감이나 거부감이 생긴다. 그래서 엄마나 아빠가 뭔가를 하자고 하면 거부할 때가 훨씬 많다.
사춘기 자녀들에게 뭔가를 함께하자고 하면 다 싫다고 하니까 부모님들은 서운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상이다. 부모님들도 자신의 사춘기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더 잘 될 것이다.
사춘기 청소년기에는 저럼 마음이 드는 것은 정상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밥먹자 라는 말이 통하려면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좋아서 같이 뭔가를 하는 것에 있어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상담왔을 때 밥은 같이 먹는지를 물어보는데 엄마아빠와 관계가 좋지 않은 아이들은 절대 밥 같이 안 먹는다.
엄마가 자기를 너무 괴롭힌다고 하는 아이의 말을 들어봤다. ‘먹기싫은데 계속 먹으라고 해요. 엄마얼굴도 보기 싫은데 계속 같이 먹자고 해요’
‘밥 먹자’는 말이 통하려면 그동안 부모자녀와 관계가 괜찮아야 한다. 아이가 같이 밥먹자는 말에 거부한다면 ‘자녀와 나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밥을 같이 먹는 것도 불편해하는구나. 이거부터 어떻게 도와줘야겠구나’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그 다음에 (링크달기)

3. 밥 차려놨다.
이것은 부담주지 않는 언어이다. 밥먹어 혹은 밥먹자라고 했을 때 “아! 안먹는다구!!” 하면서 짜증을 내는 아이에게는 ‘밥차려놨어’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말을 아이가 어떻게 느끼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자녀와 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적절한 언어적 자극을 통해 서서히 변화를 시도해볼 수 있다. 정상적인 관계를 성공적으로 경험하고 그런 경험이 쌓여야 그 다음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갈 수 있다.
“어머니, 아이 방문 앞에서 노크하고 ‘밥 차려 놨어’ 이 정도만 얘기해 주세요”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묻는 어머니에게 “관계가 너무 나빠져 있고 아이 상태가 안 좋으면 그렇게까지 하셔야 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너무 조심스럽고 너무 눈치보는 것 같아서 엄마 마음이 불편할 수 있지만 이런 것이 아이를 치료하고 돕는 과정들이다. 말 한마디가 달라지면 엄마에 대한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밥을 해 놓고 아이에게 밥을 먹으라고 말하려는 엄마는 방문을 딱 걸어잠그고 있는 아이를 보면 엄마마음이 요동을 치고 화가 나서 원래 하던대로 말하게 된다. “야! 빨리 밥먹으라고!!”
한마디 말이 달라지면 느낌도 달라진다.
그 어머니에게 이렇게 솔루션을 드렸다.
“어머니, ‘밥먹어! 밥먹자!’라고 말하지 말고 ‘밥차려 놨어’라고만 하세요. 주의할 점은!! ‘밥 차려 놨어’ 라고 말한 뒤 아이가 방에서 나와서 밥을 먹는지 안 먹는지 지켜보면 안되요. 정 궁금하시면 방문 닫고 들어가서 귀만 기울여보세요. 그러면 10분~20분안에 아이가 나와서 밥을 먹을거에요.”
일주일 뒤 다시 만난 아이에게 물어보니 ‘엄마가 좀 덜괴롭힌다’고 하더라. 그래서 ‘엄마가 어떻게 달라졌냐’고 물어보니 아이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어머니는 다른 것은 다 하던대로 하고 이임숙 선생님의 처방대로 ‘밥 차려놨다’고 말하는 것은 지켰다고 했다. 이 어머니는 제 솔루션을 잘 실천하셨다.
이 작은 계기를 통해 그 다음 과제 또 그 다음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관계가 편안해지는 것이다.
한마디 말이 달라지면 그 느낌이 정말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