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시험을 봤는데 시험 성적이 떨어졌어요. 그럴 때 아이에게 뭐라고 말씀하시나요?
성적이 떨어진 아이에게 뭐라고 말해주면 좋을까
자녀가 시험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님은 화가 나거나 속상할 수 있는데 이 때는 아이와 대화할 타이밍이 아니다. 우선은 부모님 마음 먼저 진정이 되어야 하고 그 다음 아이도 진정되어야 한다.
성적이 떨어지면 아이들이 부모님한테 많이 미안해 하는데 많은 부모님들이 그걸 잘 모른다. 아이는 미안하고 죄책감이 드니까 화를 뻥 하고 터트리는 건데 부모 입장에서는 ‘잘한 것도 없으면서 오히려 화를 내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자녀가 왜 화를 낼까? 원래 사람은 누구나가 자신이 소중하고 예쁘길 바란다. 그런데 성적이 떨어지니까 부모님에게 너무 미안하고 아이 자신에게도 실망스럽다. 이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이럴 때 자녀가 ‘엄마 아빠 이렇게 애쓰시는데 제가 성적이 오르지 않아 죄송해요’ 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정말 소통이 잘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자녀간 관계가 나쁘고 껄끄러웠다면 그 미안함이 짜증과 분노로 표출되곤 한다.
성적이 떨어진 아이에게 화를 내서도 안되지만 위로나 공감의 말도 좋지 않다. 아이가 좀 진정을 하고 용기와 힘을 얻어 다음엔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을 갖도록 도와주려면 정보적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부정적 피드백도 안 좋고
성적이 떨어진 아이한테 “니가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까 그렇지” “좀 더 열심히 하지 그랬니?” 이렇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면 어떨까?
부정적 피드백을 받았을 때에는 인지적 조절을 관여하는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부정적 피드백은 감정의 뇌만 건드릴 뿐 생각하는 뇌를 건드리지 않는다. 마치 처벌받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거나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대안적 전략을 탐색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부정적 피드백은 아이를 키우는 내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꼭 기억하시길 바란다.

긍정적 피드백도 안 좋다
그렇다면 성적이 떨어진 아이에게 긍정적 피드백을 주는 것은 어떨까? 긍정적 피드백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칭찬에 속한다. 유아나 아동기때는 적절한 칭찬을 해주면 아이들은 신나서 뭔가를 열심히 하지만 청소년기 아이들은 오히려 칭찬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때가 더 많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누군가 자신에게 타당하거나 증거가 없는 칭찬을 하면 ‘왜 나를 칭찬하지? 나한테 뭘 얻어내려고? 어떤 걸 유도할려고?’ ‘나를 조종하려고 뭔가 수를 쓰는구나’ 라고 생각한다. 혹여나 타당하고 근거 있는 칭찬을 하더라도 부담감이 든다면 그 행동을 안하고 싶어진다.
타당한 근거를 들며 칭찬하는데 아이가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를 예를 들어본다.
“너 지난 시험보다 열심히 하더니 성과가 좋아졌구나. 너 진짜 대단하다. 하기 힘들었을텐데 어떻게 공부시간을 1.5배나 늘릴 수 있었니?”
“너 이번에 이렇게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나왔구나. 앞으로도 잘해보자. 너 할 수 있어.”
좋은 칭찬이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느낌이 다르다. 1.5배 시간을 더 투자해서 공부했고 좋은 결과를 얻어서 너무 기쁘고 감사한 일이지만, 마음속에서는 ‘나 그거 하느라고 진짜 힘들었는데 또 그렇게 힘들게 해야 돼?’ ‘나 그럼 이제 못하겠어’ 하는 마음이 들게 된다. 그런 아이에게 ‘너 열심히 하니까 해냈잖아. 할 수 있어’ 이런 말만 하면 아이는 과도한 부담감으로 인해 손을 내려놓고 싶어진다.

그러면 어떻게 말해주면 좋을까
부모님들이 ‘어떻게 하면 좋겠니?’ ‘어떤 공부 방식이 성적 올리는데 좀 더 도움이 되겠니?’ 이렇게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질문 역시 자제하는 것이 좋다.
공부하려고 앉았는데 집중이 잘 안되고. 학원에서 배워도 잘 모르겠고. 뭔가 나름 노력했는데 잘 안되는 아이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면 아이들은 큰 벽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
그럼 어떻게 말해주면 좋을까?
정보적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네가 나름 열심히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금 네가 공부한 방식은 나한테 좀 안 맞는 것 같아. 내가 볼 땐 네가 학원을 다니면서부터 오히려 수학을 싫어하고 짜증을 냈고 숙제를 더 안 하는 경향이 생겼어. 그럼 방법을 좀 바꿔보면 어떨까? 너한테 맞는 방법을 찾는게 네가 훨씬 더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은데 넌 어때?”
이런 방식의 대화가 아이에게는 훨씬 더 도움 된다. 상담 오신 한 어머님께 이렇게 솔루션을 드렸고 과정 중간에 그 어머니의 자녀에게 물어보았다. “엄마랑 그거 의논했다면서? 어땠어?”
“엄마가 제 마음 알아줘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선생님 바꿔서 다시 공부하니까 좀 열심히 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공부를 수행하는 행동의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정보적 피드백
정보적 피드백은 못한 결과를 가지고 판단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유를 분석해서 잘한 건 이런 부분이고 앞으로 노력해야 될 부분은 이런 부분인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정보적 피드백이다.
(정보적 피드백 글 여기에 링크 삽입)
지난 번에 ‘밥 먹어’ ‘밥 먹자’ ‘밥 차려놨어’라는 말의 차이를 설명드리며 사춘기 아이들과의 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렸다. 이 말들의 차이를 알고 대화를 시도해보셨다면 말의 차이에 따라 아이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것을 경험하셨을 것이다. 청소년기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말의 차이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부모들은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마무리 : 당부의 말
우리 아이가 지금 이번 시험에서 성적이 떨어졌을 때 결과가 안 좋아서 ‘속상하겠다’라고 공감의 말을 해준다고 해서 속상한 마음은 안 사라진다.
“니가 열심히 안 했으니까 결과가 이 모양이지” 이런 비난하는 말을 하면 분노감이 일어난다. 속상해 죽겠는 마음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아이를 낭떠러지에서 밀어버리는 역할을 하는 것과 같다. 청소년기에는 아이들의 분노를 터트리는 것은 정말 멈추기를 당부한다.
https://youtu.be/knRlC3TZoTY?si=jgV9N3T0VtEPsYmT
